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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 산 고양이」 ▨ 내가 택하는 내 삶 ▧ 백만 년이나 죽지 않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았던 것이죠.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습니다.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한때 고양이는 임금님의 고양이였습니다. 고양이는 임금님을 싫어했습니다. 임금님은 싸움 솜씨가 뛰어나 늘 전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멋진 바구니에 담아 전쟁터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고양이는 날아온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임금님은 전쟁이 한창인데도 고양이를 껴안고 울었습니다. 임금님은 전쟁을 그만두고 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성의 정원에 고양이를 묻었습니다. 한때 고양이는 서커스단 마술사의 고양이였습니다. 고양이는 서커스 따위는 싫.. 2021. 6. 16.
「토지4」 ▨ 떠나가는 사람들 ▧ 4권으로 토지의 1부가 마감되었다. 1897년 한가위부터 1908년까지의 10년. 1860년대부터 시작된 동학운동, 개항과 일본의 세력 강화, 갑오개혁, 을사보호늑약을 거친 세월의 풍파가 여실히 담겨있다. 일본의 뒷배를 믿고 위세 등등해진 조준구의 핍박이 점점 심해지며, 이를 탄찰하기 위한 소작인들의 의거가 일어나지만 실패에 그친다. 그리하여 서희는 조준구의 세력에 맞섰던 마을 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떠난다. 낯선 이국 땅에서 펼쳐질 그들의 거친 삶이 벌써부터 힘겹지만 그만큼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강물을 물들여 놓고 해는 떨어졌다. 숲에서 시작한 어둠은 절간 뜨락에 서서히 밀려들어왔다. 사방은 본시의 적막한 장소로 돌아가고 대부분 재꾼들도 돌아갔다. 먼 곳에서 온 .. 2021. 6. 11.
「아무튼, 비건」 ▨ 당신도 연결되었나요? ▧ 나는 채소와 과일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기도 사랑한다. 곱창, 선지, 닭발 같은 음식도 즐기며, 비계가 두둑한 삼겹살이나 마블링이 좋은 스테이크, 매콤한 닭볶음탕, 어느 하나 내 인생에서 빠트릴 수 없는 메뉴들이다. 이런 내가 비건 책이라니... 아마 독서토론 모임에서 선정된 책이 아니었음 들춰 볼 일이 없었을 책이었겠으나, 어쨌든 나는 이 책을 읽고야 말았다. 읽는 내내 불편했다. 왜냐하면 읽는 내내 나는 작가에게 설득당했으니까. 작가는 우리가 왜 비건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조목조목 따져가며, 그리고 조금은 격양된 목소리로 이야기해 나간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은 너무도 비인간적이고, 비환경적인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으니까. 그 끔.. 2021. 6. 9.
「인간실격」 ▨ 인간성의 상실 ▧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꺼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소설의 처음과 마지막 문단이다. 실로 충격적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부정하고 삶을 거부할 수 있을까. 온갖 부정적인 단어들을 다 끌어들여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불신, 자신에 대한 자조, 세상에 대한 비관 등으로 점철된 이 소설은 다름 아닌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 2021. 6. 4.
「거인에 맞선 소녀, 그레타」 ▨ 작은 용기의 힘 ▧ 「거인에 맞선 소녀, 그레타」(조위 터커 글, 조이 페르시코 그림, 김영선 옮김, 토토북 펴냄)는 청소년 환경 운동가로 전 세계인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를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엮은 그림책이다. 도서 금액의 3%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기부되고 있으며, 친환경 종이 인증 FSC를 받은 종이로 제작되기도 한 이 책은 이미 존재 자체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여덟 살 때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으나, 어느 누구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 괴로워 마음의 병까지 겪어내야 했던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작고도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매주 금요일, 학교 대신 스웨덴 국회 의사당 앞으로 가서 '기.. 2021. 6. 2.
「엄마의 초상화」 ▨ 엄마가 원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 여기 엄마를 그리는 두 손이 있다. 내가 그리는 엄마와 또 다른 사람이 그리고 있는 엄마의 얼굴. 아니 미영 씨의 얼굴. 내가 알고 있는 익숙한 엄마의 모습과 어딘지 낯선 엄마의 얼굴, 아니 미영 씨의 얼굴. 엄마가 갈라진 입술 틈새로 채워 넣었던 빨간 립스틱은 뜨거운 열정의 무대의 꽃장식이 될 수 있었고, 늘 같은 스타일의 뽀글뽀글 파마머리는 사실 멋진 모자들로 하루가 다르게 꾸미고 싶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족이 아프기라도 한다면 그녀의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겠지만 사실은 늘 구름위에 있고 싶은 미영 씨이다. 엄마는 나른한 낮잠속에서도 사실은 빨간 머리 앤과의 담소를 꿈꾸고 있었을 지도...... "엄마도 여자다". 이런 말이 있다. 그런 당연한 명제를 우리는 왜 .. 2021. 5. 26.
「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1864~1869), 에 이어 「안나 카레니나」(1873~1876)을 완성하였다. 그 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 등에 심한 정신적 동요를 일으켜 종교에 의탁하였다. 이때가 그의 전향기로서 「교의신학비판」(1880), 「참회록」(1882), 「나의 신앙」(1884)등을 통하여 사상을 체계화시켰고 이를 보통 '톨스토이 주의'라고 한다. 이후 유명한 「부활」(1899)이 탄생하였다. 「톨스토이 단편선」은 1880년대 쓰여진 단편들로, 그가 종교에 의탁한 시기로서, 톨스토이의 신앙심과 신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경건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수록된 작품들은 이러하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버려 둔 불꽃이 집을 태운.. 2021. 5. 22.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 수치심과 죄의식 ▧ 권터 그라스의 「양철북」 이후 현대 독일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는35개국에서출간되어 독일어권 문학 작품 최초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2009년 케이트 윈슬렛과 랄프 파이즈 주연으로 영화화 되었다. 케이트 윈슬렛은 이 작품으로 전미 방송비평가 협회상과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제81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5세의 아이(미카엘)와 36세의 여자(한나)의 사랑 이야기.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나누기, 그리고 나란히 누워 있기의 의식을 치루는 이들의 사랑은 읽는 이로 하여금 약간의 위태로움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1부에서 그들의 만남과 미카엘이 한나에게 빠져드는 성애적인 표현들을.. 2021. 5. 13.
「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 '쓰기'랑 삼형제 중의 막내와 같다. 쓰기는 결코 '혼자'서, 혹은 '먼저'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쓰기를 콘텐츠라는 이름의 큰형, 콘텐츠 이해라는 둘째 형 다음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쓰기를 위해서는 읽고, 이해하기를 동반해야 한다. 이 삼형제를 한꺼번에 다루기 가장 좋은 영역이 바로 '서평'이다. '읽고 이해하고 쓴다'는 3단계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쓰기의 절대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그것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다. (p. 6)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서평을 써야하는 일이 생겼다. 책을 읽고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여태까지의 나의 글들은 분명 정식 서평은 아니었다. 서평을 쓰는데 도움이 될까 하여 구해 본 .. 2021.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