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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7

「토지 8」 ▨ 월선의 죽음 ▧ 월선이 생을 다했다. 용이가 찾아 올 것이라는걸 굳게 믿은 월선과 내가 갈때까지는 살아있으리라는 것을 역시 굳게 믿고 있었덧 용이. 그들의 사랑의 깊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들의 사랑이 부부들의 그것처럼 일상적인 생활에서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또 그랬기에 끝까지 빛날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할 수 있는 만큼 사랑했고 그래서 여한없이 죽을 수 있다는 월선이의 마지막 말이 인상깊다. 하긴 그녀에겐 친엄마 보다 자신을 끔찍히 여기는 홍이가 있었으니까. 한편 홍이의 친모, 임이네의 끝간데 없는 악다구니는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아까 혜관께서는 회피를 하십디다만 그 사람한테 신념이 있는가 그게 문제요. 투철하지요. 그러나 투철하다 하여 그것을 신념으로 보는 것.. 2021. 10. 2.
「토지 7」 ▨ 오래된 해후 ▧ 「토지」는 늘 재밌게 읽고 있지만 「토지 7」은 유독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연속되면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자세한 설명 없이 길상과 서희가 혼인하고 득남까지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나중에 그 소회가 그려질까 기대된다. 그들이 마침내 혼인하기로 하로 나누었을 대화와 심경들이 궁금해 마지않다. 기화라는 새로운 이름의 새로운 기생의 삶을 살고 있던 봉선은 혜관 스님을 따라 서희와 길상을 찾아 용정을 찾는다. 고향사람들이 있는 곳이 자신의 고향이라며, 용정을 고향 찾듯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봉선이의 마음이 애달프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만날 때에는 나도 같이 떨렸다. 동학으로 길을 잡은 환이의 행보와, 김두수의 노리개가 되어버린 송애의 악다구니, 금녀에게 새롭.. 2021. 9. 10.
「토지6」 ▨ 길상의 고뇌 ▧ 어린 시절 함께 자랐던 길상과 서희. 길상은 서희를 꽃 같은 애기씨로 살뜰히 모셨었고, 서희는 그런 길상에게 온전히 의지하지만 그들은 양반과 하인의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 마음을 표현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그들이 혼인에 이르기까지 만만치 않은 여정이 필수 불가결하고 그 내용이 「토지6」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점차 성숙해지고 있는 서희와 길상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기화라는 이름의 기생이되어 새롭게 등장한 봉선이와 세상을 떠돌던 구천이, 환이는 동학운동을 매개로 새롭게 등장한다. 조준구에게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한조의 아들 석이가 훌륭하게 성장했다. 석이의 앞으로의 행로도 궁금해진다. 세월이 흐르고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태어나고...... 그 시대의, 그리고 그 세대의 생활과 역사를 등.. 2021. 8. 16.
「토지4」 ▨ 떠나가는 사람들 ▧ 4권으로 토지의 1부가 마감되었다. 1897년 한가위부터 1908년까지의 10년. 1860년대부터 시작된 동학운동, 개항과 일본의 세력 강화, 갑오개혁, 을사보호늑약을 거친 세월의 풍파가 여실히 담겨있다. 일본의 뒷배를 믿고 위세 등등해진 조준구의 핍박이 점점 심해지며, 이를 탄찰하기 위한 소작인들의 의거가 일어나지만 실패에 그친다. 그리하여 서희는 조준구의 세력에 맞섰던 마을 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떠난다. 낯선 이국 땅에서 펼쳐질 그들의 거친 삶이 벌써부터 힘겹지만 그만큼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강물을 물들여 놓고 해는 떨어졌다. 숲에서 시작한 어둠은 절간 뜨락에 서서히 밀려들어왔다. 사방은 본시의 적막한 장소로 돌아가고 대부분 재꾼들도 돌아갔다. 먼 곳에서 온 .. 2021. 6. 11.
「토지 3」 ▨ 남겨진 아이들 ▧ 최지수의 죽음으로 서희가 고아나 다름없이 되었다 안타까워했던 「토지 2」의 포스팅이 떠오른다. 그러나 왠걸...... 「토지 3」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참히 죽어나간다. 서희의 큰 그늘이었던 윤씨부인을 포함하여, 서희의 부모나 다름없었던 김서방과 봉선네, 문의원까지. 평사리에 역병이 찾아온 것이다. 흉년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맞은 역병은 신분의 귀천 없이 찾아와 마을을 한바탕 휘젓고 돌아가고 그 여파는 최참판 댁내에 가장 큰 파도를 몰고 온다. 이제 서희에게는 봉순이와 길상이 뿐이다. 아. 절름발이가 된 수동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최가의 재산을 어찌해볼까 홍씨부인까지 대동하고 내려온 조준구의 악덕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그 서사를 견디고 읽어낼 생각을 하면 벌써부.. 2021. 5. 3.
「토지 2」 ▨ 최지수의 죽음 ▧ 최치수가 죽었다. 이제 이야기의 초반인데, 너무나 허망하고 갑작스럽게도 서희의 아버지가 죽은 것이다. 별당아씨도 구천이와 떠난 상태이니 이제 서희는 고아나 다름없게 되었다. 이제 7살이 된 서희가 너무 안쓰러우나, 어차피 최지수는 서희에 대한 애정이 없었고, 서희 곁에는 그녀를 끔찍이 생각하는 봉선네와 봉선이, 길상이가 있으니까...... 서희의 할머니인 윤시 부인의 비밀이 밝혀지고, 왜 아들인 최지수와 척을 지게 되었는지, 구천이와 별당아씨가 도망갈 수 있게끔 도와준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진다. 강포수와 수동이를 데리고 구천이를 찾아 지리산을 헤매는 최지수와 한탕으로 부귀영화를 꿈꾸다가 결국 관아에 잡혀가게 되는 평산과 귀녀, 칠성이 이야기까지. 2권에서는 큼지막한 사건 사고들이 연..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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