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맨부커상2

「남아 있는 나날」 ▨ 인생의 저녁 ▧ 부커 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은 달링턴 홀에서 35년간 달링턴경을 모셔온 집사 스티븐슨이 새로운 미국 신사 페러데이를 모시면서 떠나게 된 6일간의 여행 여정을 통해 지난날을 떠올리며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그는 완벽한 집사였다. 스티븐슨은 계속해서 집사가 가져야 하는 '품위'의 중요성과 '위대한' 집사에 대해 역설한다. 역시 집사로 한평생을 바쳤던 아버지의 임종도, 켄턴 양과의 사랑도 그 '품위'와 '위대함'이라는 명목 아래 철저히 무시된 체 그는 자신의 맡은 바 일을 해내고, 끊임없이 그것을 정당화한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는 스티븐슨의 그런 안타까운 인생이 서글펐는데, 두 번째 읽으면서는 그가 계속해서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핑계대로 있다는 느.. 2021. 12. 18.
「밀크맨」 ▨ 아무개의 외침 ▧ 「밀크맨」 은 2018년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유명한 상을 받았다는 기대감과 책 뒷날개의 심사평, 각종 언론들의 찬사 문구들이 책을 읽기 전 나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책을 읽은 시기가 7월 말에서 8월 초. 그러니까 여름의 한가운데, 아침저녁으로 열기가 식지 않았던 때이다. 책을 읽은 초반의 나의 마음도 비슷했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데, 그래서 숨쉬기도 힘든데 빠져나갈 수 없는 방에 갇힌 느낌이랄까. '나'는 열여덟 살, 밀크맨을 마흔한 살. 첫 장에 밀크맨은 죽었다고 나와있었고, 밀크맨은 유부남인데 나와 불륜관계로 소문이 나 있는 상태라고 했다. 흥미롭다고 생각됐고 밀크맨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도대체 아무 사건이 일어나지가 않는 거다. 책은 처음부터 .. 2021. 8. 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