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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5

「유원」 ▨ 그들이 회복하는 방법 ▧ 「유원」에 등장하는 아이들 유원, 수현, 정현을 만나면서 안도했다. 미숙한 부모들을 감당해내며 그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이 따끈해진다. 불의의 화재로 인해 유원은 6살의 나이에 언니의 손에 의해 이불에 싸여 아파트 11층에서 던져지고, 그 아이를 받아내 국민적인 영웅이 된 아저씨는 그로 인해 반 불구가 되어 그 가족의 주의를 계속해서 맴돈다. (그 과정에서 언니는 살아남지 못했다.) 마냥 착하기만 한 유원의 부모는 점점 무례해지는 아저씨의 부탁을 거절하기 못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언니와 아저씨에 대한 미움이 커져가면서 유원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언니의 목숨을 담보로 살아남은 아이, 한 가장을 평생 불구.. 2021. 11. 4.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 젊음의 아픔 ▧ 김금희의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치기 어린 젊음의 날들을 통과하면서 겪게 되는 불안과 흔들림, 아픔의 진통을 겪어내는 이들의 살아냄에 대해 쓴 단편들의 묶음이다. 젊음에는 막연한 미래의 두려움도 늘 디폴트로 담겨 있기 나름이지만 또 하나 늘 따라오는 주제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아닐까 한다. 미숙함으로 인해 완성할 수 없었던 사랑의 순간들이 각 작품마다 담겨 있는데 그것을 읽는 내내 안타까움보다는 풋풋함은 느끼게 되는 나는 이제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ㅠㅠ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이러하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크리스마스에는 마지막 이기성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기괴의 탄생 깊이와 기울기 초아 그렇게 해서 아프게 하면, 고통이 느껴지면 기.. 2021. 10. 28.
「우아한 거짓말」 ▨ 사랑이 고픈 아이들 ▧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영화 의 원작으로 많이 알려진 김려령 작가의 또 다른 책 은 아이들의 왕따 문제와 그로 인한 자살이라는 무거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늘 착실하고 온순하던 천지가, 멀 사달라고 떼쓰는 법도 한번 없던 천지가 어느 날 아침 MP3플레이어를 사달라고 조르더니 그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게 너무 의아했던 천지의 엄마와 언니 만지는 천지의 주변을 파헤치고 단짝으로 알고 있었던 화연의 오래된 악행을 알게 된다. 책에서 화연이가 천지를 왕따 시키는 모습이 너무 치밀하고 대담해서 놀랐는데, 소설이라 과장되게 표현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렇지 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왕따로 인한 자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니까. 우.. 2021. 8. 31.
「위저드 베이커리」 위저드 베이커리 국내도서 저자 : 구병모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9.03.27 상세보기 ▨ 선택과 책임 ▧ '긍정이나 부정, 자기가 바라던 어느 쪽의 변화든 간에 이것은 물질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비 물질계의 질서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입니다. 따라서 모든 마법의 이용 시 그 힘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십시오.' '모든 마법은 자기에게 그 대가가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분만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p. 63) 이런 경고문이 붙은 마법사의 빵집 홈페이지가 있다면 자신 있게 '동의합니다' 체크박스를 누르고 가입할 수 있을까? 오븐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비한 마법의 세계가 존재하는 마법의 빵가게 위져드 베이커.. 2021. 1. 24.
「나의 서양미술 순례」 나의 서양미술 순례 (개정판) 국내도서 저자 : 서경식 / 박이엽역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2.02.05 상세보기 ▧ 그림으로 받는 위로 ▨ 나의 서양미술 순례. 제목만으로 난 이 책을 오해했었다. 처음엔 단순히 서양 유명 그림들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좀 의아해졌다. 곳곳에 드러나는 철저한 자기 회고와 번뇌와 혼돈들은 그대로 일기나 다름 아니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가 살게 된 부모로 인해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자신을 분명한 한국인이라 생각하는 저자는 (그러나 한국말이 능통하지 못하다) 태생적인 정체성의 혼란을 가지고 살아갔으리라. 더구나 단절되었던 고국 동포들과의 고리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두 형들은 양심수로 10년 가까이 수감 중..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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