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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큰글자책) ▨ 죽은 이를 추억하며 나를 위로하다 ▧ 「시선으로부터,」는 제사 문화를 강력하게 거부했던 예술가 심시선의 죽움 10년 후, 그의 아들 딸과 손자 손녀들이 그녀가 살았었던 하와이로 가서 딱 한번 그녀를 위한 제사를 지내기로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각각 심시선의 제사상에 올리고자 하는 유형의 무형의 것을 찾아 나감으로, 떠난이를 추억하며 동시에 자신 스스로를 위로한다. 시선으로부터 뻗어 나온 가지들은 세어보니 12명이다. 12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기억대로 떠난 이를 떠올리는 방식이 참 다르다. 관계란 여지없이 일대일 인가보다. 12명의 직업이나 상황들이 너무나 유니크해서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반면에 그 낯설음이 책을 끌고 가는 힘이 되었던 듯도 싶다. 나의 할머니 시대에 심시선.. 2021. 9. 11.
「토지 7」 ▨ 오래된 해후 ▧ 「토지」는 늘 재밌게 읽고 있지만 「토지 7」은 유독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연속되면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자세한 설명 없이 길상과 서희가 혼인하고 득남까지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나중에 그 소회가 그려질까 기대된다. 그들이 마침내 혼인하기로 하로 나누었을 대화와 심경들이 궁금해 마지않다. 기화라는 새로운 이름의 새로운 기생의 삶을 살고 있던 봉선은 혜관 스님을 따라 서희와 길상을 찾아 용정을 찾는다. 고향사람들이 있는 곳이 자신의 고향이라며, 용정을 고향 찾듯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봉선이의 마음이 애달프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만날 때에는 나도 같이 떨렸다. 동학으로 길을 잡은 환이의 행보와, 김두수의 노리개가 되어버린 송애의 악다구니, 금녀에게 새롭.. 2021. 9. 10.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 ▨ 기후변화부터 자연재해까지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 플랜 ▧ 지구의 시계가 멈춘다면?? 변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11번째 책이다. 책은 다소 교과서 적인 학문적 서술로 되어 있는데 그래서 읽는데 지루했으나 그래서 또 유익하기도 했다. (실로 대학에서 지구과학 강의를 듣는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알맞다. ) 학술적인 용어 들은 쉽지 않았으나 미처 몰랐던 사실들을 아는 재미 또한 컸다.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죠. 전 인류와 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긴급한 사안이며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이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 레오나르도 디카프.. 2021. 9. 9.
「다산의 아버님께」 ▨ 그만큼 치열했던 아들의 삶 ▧ 「다산의 아버님께」는 신유박해로 인해 유배를 떠나게 된 정약용의 삶을 아들 학유의 입장에서 반추하며 써 내려간 글이다. 어린 시절 국어 선생님에게 받은 다산 정약용의 서한집 를 인상 깊게 읽었던 작가는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후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학연, 학유 형제를 다시 불러들여 그들의 이야기로 책을 써 내려갔다. 오랜 유배에도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꿋꿋이 보듬고 지켜나갔던 정약용은 수많은 저서들을 남기며 두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모두에게 존경받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가장의 부재를 여실히 느끼면서도 가문을 무사히 이어가고자 아버지의 귀환을 간절히 바라던 그 가족들의 아픔은 어느 결에서 살펴보아야 할까. 18년이라는 길고 긴 유배의 세월을 .. 2021. 9. 8.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 보수 엄마와 진보 딸의 좌충우돌 공생기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손여사'로 명명되는 엄마와 필자 '김 작가'가 따로 따로, 그러나 지척에 살면서 티격태격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가볍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씩씩한 엄마와 그보다 더 씩씩한 작가가 티키타카 나누는 이야기들이 여느 모녀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살가움이 온전히 전해져서 읽는 동안 즐거웠다. 엄마가 없는 나는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자동적으로 엄마의 부재를 떠올리게 되고 엄마와 나누고 싶은,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수많은 말들을 목구멍으로 꿀꺽 삼켜내야 하는 나를 맞이한다. 그런데 그게 싫기도 하지만 또 좋기도 하다. 안타까움으로 엄마를 떠올려야 하는 게 싫고, 또 그렇게 그리워할 수 있는 게 좋다. 어느새 가.. 2021. 9. 6.
「우아한 거짓말」 ▨ 사랑이 고픈 아이들 ▧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영화 의 원작으로 많이 알려진 김려령 작가의 또 다른 책 은 아이들의 왕따 문제와 그로 인한 자살이라는 무거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늘 착실하고 온순하던 천지가, 멀 사달라고 떼쓰는 법도 한번 없던 천지가 어느 날 아침 MP3플레이어를 사달라고 조르더니 그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게 너무 의아했던 천지의 엄마와 언니 만지는 천지의 주변을 파헤치고 단짝으로 알고 있었던 화연의 오래된 악행을 알게 된다. 책에서 화연이가 천지를 왕따 시키는 모습이 너무 치밀하고 대담해서 놀랐는데, 소설이라 과장되게 표현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렇지 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왕따로 인한 자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니까. 우.. 2021.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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