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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아름다운 낙마 ▧ 은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작이다. SF를 매개로 하지만 여느 과학소설처럼 무작정 신비롭거나 난해하지 않고 두발을 꽂꽂히 땅을 밞고 아픔을 헤쳐 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태어난지 삼년만에 안락사의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와 그와 '호흡'을 맞춘, 어떠한 결함으로 인해 인간의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가 있다. 온갖 궂은 일과 위험한 일은 이제 휴머노이드에게 맡길 수 있어 좋지만 반면 로봇에게 알바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일이 빈번한,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투데이와 콜리를 통해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로봇과 함께 하든 안하든 인간이 관계 속에서 사는건 비슷하다. 그게 당연한 것일진데 그게 또 다행으럽게 여겨졌다. .. 2021. 11. 19.
「코피아난 아저씨네 푸드트럭」 ▨ 세계 평화 지킴이, 유엔 ▧ 주니어김영사의 시리즈에 이어 가 출간되고 있다.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시선에 맞게 그 인물의 관련 개념과 철학을 끌어가는 이야기 형식의 동화이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소재이지만, 아이들의 일상에 녹여 쉽게 풀어놓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사회의 기초를 세워 주는 시리즈는 이러하다. 01. 플리처 선생님네 반송반 02. 장준하 아저씨네 사진관 03. 넬슨 만델라 선생님과 수상한 클럽 04. 애덤 스미스 아저씨네 경제 문구점 05. 체개바라 아저씨네 슈퍼마켓 06. 예링 아저씨네 비밀 정원 07. 제러미 벤담 아저씨네 야생동물 구조센터 08. 왕가리 마타이 아줌마네 동굴 쉼터 09. 코피 아난 아저씨네 푸드 트럭 10. 핸드릭 하멜 (세계 문화 편).. 2021. 11. 13.
「유원」 ▨ 그들이 회복하는 방법 ▧ 「유원」에 등장하는 아이들 유원, 수현, 정현을 만나면서 안도했다. 미숙한 부모들을 감당해내며 그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이 따끈해진다. 불의의 화재로 인해 유원은 6살의 나이에 언니의 손에 의해 이불에 싸여 아파트 11층에서 던져지고, 그 아이를 받아내 국민적인 영웅이 된 아저씨는 그로 인해 반 불구가 되어 그 가족의 주의를 계속해서 맴돈다. (그 과정에서 언니는 살아남지 못했다.) 마냥 착하기만 한 유원의 부모는 점점 무례해지는 아저씨의 부탁을 거절하기 못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언니와 아저씨에 대한 미움이 커져가면서 유원은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언니의 목숨을 담보로 살아남은 아이, 한 가장을 평생 불구.. 2021. 11. 4.
「프리즘」 ▧ 빛나는 사랑 ▨ 누구나 크든 작든 살아가면서 안고 가야 할 결핍이 있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큰 사고를 당했거나, 아니면 죽음을 목도했더가 하는 그런 아픔들. 그런 결핍은 나도 모르게 서서히, 아니면 너무나 급작스럽게 일어나는 일들이라 사실 본인이 스스로 대처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게는 그 결핍으로 인한 많은 관계들의 삐걱거림을 겪어내며 살아가게 된다. 「프리즘」에 등장하는 4명의 인물, 예진, 도원, 재인, 호계 역시 그러하다. 그들은 결핍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그 결핍으로 인해 사랑에 어려움을 느끼는 불안한 존재들이지만, 여전히 그들의 삶은 어여쁘다. 사랑으로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나와 너의 아픔들을 고백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면 그 관.. 2021. 10. 30.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 젊음의 아픔 ▧ 김금희의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치기 어린 젊음의 날들을 통과하면서 겪게 되는 불안과 흔들림, 아픔의 진통을 겪어내는 이들의 살아냄에 대해 쓴 단편들의 묶음이다. 젊음에는 막연한 미래의 두려움도 늘 디폴트로 담겨 있기 나름이지만 또 하나 늘 따라오는 주제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아닐까 한다. 미숙함으로 인해 완성할 수 없었던 사랑의 순간들이 각 작품마다 담겨 있는데 그것을 읽는 내내 안타까움보다는 풋풋함은 느끼게 되는 나는 이제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ㅠㅠ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이러하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크리스마스에는 마지막 이기성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기괴의 탄생 깊이와 기울기 초아 그렇게 해서 아프게 하면, 고통이 느껴지면 기.. 2021. 10. 28.
「인생수정」 ▨ 가족의 안과 밖 ▧ 「인생수정」은 가족 이야기이다. 전미 도서상, 선정 100대 영문 소설, 선정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타이틀에 빛난다. 700페이지가 넘는 두께의 압박감을 떨치고 읽기 시작했으나, 무수히 나오는 미국의 장소와 물건들과 그들의 문화들이 익숙지 않아 내용들이 쉽게 다가오지가 않는다. 이런 말들이 소설을 끌어가는데 중요한 요소인가 싶게 길게 이어지는 설명들은 책을 포기하지 않고 읽기 쉽지 않게 지루하기도 했다. 한국 작가가 쓴 한국 소설이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읽었을까.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하기를 좋아하는 비관적이고 독단적인 아버지 알프레드와 온가족이 크리스마스에 모이길 일 년 내내 기대하고 사는 집요함이 무서운 어머지 이니드. 완벽한 아들, 완벽한 남편과 아빠이고 싶지만 사실을 그 모..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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