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읽는 책40 「미래가 불타고 있다」 ▨ 기후 재앙 대 그린 뉴딜 ▧ 「미래가 불타고 있다」의 내용은 대부분 클라인이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10년 동안 써온 장문의 기사와 논평 그리고 대중 강연 원고로 구성되어 있고, 새로 쓴 서문과 후기가 실렸다. 70페이지가 넘는 서문에서 클라인은 10년의 세월 동안 보고 느낀 기후 위기와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주류 정치인들과 고통을 겪고 있는 소수자들 등의 여러 각도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프랭클린 루즈밸트의 뉴딜 정책을 본보기로 삼아 입안된 기후 정책인 그린 뉴딜은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환경보호 실천의 차원을 넘어서 세계의 시장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바꾸고 이제 극에 달한 기후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환경책을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이 정치 경제 이야기라는 점에서 놀라웠는데, 그.. 2021. 9. 27. 「죽은 자의 집 청소」 ▨ 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 ▧ 제목에 이끌려 무심코 집어 든 책이었다. 막연히 죽은 자들이 남긴 것들에 대한 단상이 담긴 에세이겠거니 생각하고 책을 펼쳤는데 이야기는 대부분 자살한 이들에 관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일단 예상을 빗나갔다. 작가는 죽은 이들의 남겨진 자리를 청소하는 특수 청소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살이다. 자살은 대부분 지인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자행되므로 사후 발견 시기가 턱없이 늦어질 수 있다. 시간이 대책 없이 흐르면서 시체는 부패될 것이고 구더기가 꼬일 것이고 시신이 누워있던 자리는 혈액과 분비물로 더럽혀질 것이고 종내에는 심각한 악취로 인해 이웃에 의해 발견된다. 썩은 포유류의 냄새는 너무나 유니크해서 한번 맡아본 사람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던 작가의.. 2021. 9. 17. 「시선으로부터,」(큰글자책) ▨ 죽은 이를 추억하며 나를 위로하다 ▧ 「시선으로부터,」는 제사 문화를 강력하게 거부했던 예술가 심시선의 죽움 10년 후, 그의 아들 딸과 손자 손녀들이 그녀가 살았었던 하와이로 가서 딱 한번 그녀를 위한 제사를 지내기로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각각 심시선의 제사상에 올리고자 하는 유형의 무형의 것을 찾아 나감으로, 떠난이를 추억하며 동시에 자신 스스로를 위로한다. 시선으로부터 뻗어 나온 가지들은 세어보니 12명이다. 12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기억대로 떠난 이를 떠올리는 방식이 참 다르다. 관계란 여지없이 일대일 인가보다. 12명의 직업이나 상황들이 너무나 유니크해서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반면에 그 낯설음이 책을 끌고 가는 힘이 되었던 듯도 싶다. 나의 할머니 시대에 심시선.. 2021. 9. 11. 「토지 7」 ▨ 오래된 해후 ▧ 「토지」는 늘 재밌게 읽고 있지만 「토지 7」은 유독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연속되면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자세한 설명 없이 길상과 서희가 혼인하고 득남까지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나중에 그 소회가 그려질까 기대된다. 그들이 마침내 혼인하기로 하로 나누었을 대화와 심경들이 궁금해 마지않다. 기화라는 새로운 이름의 새로운 기생의 삶을 살고 있던 봉선은 혜관 스님을 따라 서희와 길상을 찾아 용정을 찾는다. 고향사람들이 있는 곳이 자신의 고향이라며, 용정을 고향 찾듯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봉선이의 마음이 애달프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5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만날 때에는 나도 같이 떨렸다. 동학으로 길을 잡은 환이의 행보와, 김두수의 노리개가 되어버린 송애의 악다구니, 금녀에게 새롭.. 2021. 9. 10.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 ▨ 기후변화부터 자연재해까지 인류의 지속 가능한 공존 플랜 ▧ 지구의 시계가 멈춘다면?? 변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11번째 책이다. 책은 다소 교과서 적인 학문적 서술로 되어 있는데 그래서 읽는데 지루했으나 그래서 또 유익하기도 했다. (실로 대학에서 지구과학 강의를 듣는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알맞다. ) 학술적인 용어 들은 쉽지 않았으나 미처 몰랐던 사실들을 아는 재미 또한 컸다.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죠. 전 인류와 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긴급한 사안이며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이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 레오나르도 디카프.. 2021. 9. 9.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 보수 엄마와 진보 딸의 좌충우돌 공생기 ▧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손여사'로 명명되는 엄마와 필자 '김 작가'가 따로 따로, 그러나 지척에 살면서 티격태격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가볍게 써 내려간 에세이다. 씩씩한 엄마와 그보다 더 씩씩한 작가가 티키타카 나누는 이야기들이 여느 모녀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살가움이 온전히 전해져서 읽는 동안 즐거웠다. 엄마가 없는 나는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자동적으로 엄마의 부재를 떠올리게 되고 엄마와 나누고 싶은,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수많은 말들을 목구멍으로 꿀꺽 삼켜내야 하는 나를 맞이한다. 그런데 그게 싫기도 하지만 또 좋기도 하다. 안타까움으로 엄마를 떠올려야 하는 게 싫고, 또 그렇게 그리워할 수 있는 게 좋다. 어느새 가.. 2021. 9. 6.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