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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읽는 책

「미래가 불타고 있다」

by *소은* 2021. 9. 27.

「미래가 불타고 있다」 나오미 클라인 지음,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2021

 

▨ 기후 재앙 대 그린 뉴딜 ▧

 

 

  「미래가 불타고 있다」의 내용은 대부분 클라인이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10년 동안 써온 장문의 기사와 논평 그리고 대중 강연 원고로 구성되어 있고, 새로 쓴 서문과 후기가 실렸다. 70페이지가 넘는 서문에서 클라인은 10년의 세월 동안 보고 느낀 기후 위기와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주류 정치인들과 고통을 겪고 있는 소수자들 등의 여러 각도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프랭클린 루즈밸트의 뉴딜 정책을 본보기로 삼아 입안된 기후 정책인 그린 뉴딜은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환경보호 실천의 차원을 넘어서 세계의 시장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바꾸고 이제 극에 달한 기후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환경책을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이 정치 경제 이야기라는 점에서 놀라웠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얽혀 있고 한 곳의 변화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지당한 것이었다. 자본주의로 인한 경제 불균형은 심해지고 있고 그에 따라 기후 변화에 취약한 집단은 더 뚜렷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탄소배출로 인한 부를 이룬 자들은 기후위기를 음모론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심각하다. 인종과 성별, 경제와 관련한 정의를 탄소 배출 감축 정책의 중심에 놓지 않는다면,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힘을 구축하지 못할 것이라는 클라인에 말에 적극 동감한다.

 

 

 

  그린 뉴딜은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다. 과학자들 요구하는 속도와 규모로 우리 사회의 기간 시설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인류 앞에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기회를 열어 놓는다. 바로 다양한 전선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을 곤경에 빠드리고 있는 경제 모델을 개조할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 우리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는 요인들은 임금 정체, 심화되는 불평등, 공공 서비스의 부실화, 사회적 결속력의 붕괴 등을 통해서 사람들의 삶의 질까지 파탄 내고 있다. 이런 근본적인 힘에 맞서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서로 맞물린 여러 가지 위리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p. 39

 

 

  가까운 곳에서 두 가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의 마음은 보통 두 사건 사이에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연결 고리를 찾으려고 한다 (이런 현상을 아포페니아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상 두 사건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있었다. 기후 파업과 학살 사건은 동일한 역사적 요인에서 유래한 완전히 상반된 반응이라고 할 수도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살인자는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대량 살인범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에게는 그들과 분명히 구분되는 특성이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학살자는 자신이 <민족주의 환경 파시스트>라고 밝혔다. (중략) 
  분명히 말하지만, 이 살인범은 환경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다. 그 의 동기는 인종 혐오였다. 하지만 생태위기가 인종 혐오를 북돋우는 데 한몫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태 위기가 세계 각지의 무력 분쟁에서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현실을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생태위기에 대처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우리 사회 내부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 우리는 이런 식의 백인 우월주의 환경 파시즘, 풀어 말하면 기후 위기를 빚어낸 집단적인 책임에 부응해 행동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는 포악 무도한 사고방식이 훨씬 더 자주 준동할지도 모르다. 이것이 현실이 될까 봐 나는 몹시 불안하다.  p.63

 

 

  기후 부정론은 이미 우파의 정체성이 걸린 핵심 사안이 되었으며, 현존하는 돈과 권력 시스템을 방어하려는 논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주의자는 기후 변화라는 과학적 현실을 중핵으로 삼아 무절제한 탐욕이 빚어내는 위험과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해내야 한다.  p.107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면 자유 시장주의 각본에 있는 모든 규칙을 분쇄해야 한다. 그것도 몹시 시급하게 분쇄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는 공공 영역을 재건하고, 민영화를 뒤집고,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지방 분권을 시행하고,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장기 계획을 복원하고, 기업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일부 기업을 국유화하고, 군사비를 삭감하고, 개발도상국들에게 부채를 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p.123

 

 

  한 마디로 문화적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책을 바꾸는 일에 나선 젊은 활동가들은 경제 위기를 빚어낸 원인인 흉포한 탐욕과 개인주의라는 근본 가치에 맞서 싸우지 않고는 결코 정책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문화적 가치관의 변화는 대단히 가시적인 결로, 즉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자연 세계와 관계를 맺는 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p.140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단합을 이루었어야 할 바로 그 시점에 우리의 공공 영역은 해체되고 있었다. 우리가 소비를 줄였어야 할 바로 그 시점에 소비주의는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측면을 장악했다. 속도를 늦추고 주의를 기울였어야 할 바로 그 시점에 우리는 속도를 높였다. 좀 더 장기적인 시야를 가졌어야 할 바로 그 시점에 우리는 최신 정보를 쉴 대 없이 쏟아 내는 소셜 미디어 데이터가 제공하는 영원한 현재에 갇혀 눈앞의 일만 보았다.  p. 166

 

 

  민망한 답변이지만,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라는 질문에 나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대답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원자화한 개인의 입장에서 지구의 기후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거나 세계 경제를 변화시키는 데 막중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객관적으로 볼 때 생판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우리는 수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조직화된 세계적 운동에 참가하는 일원으로서만이 엄청난 도전에 대응해 나설 수 있다.  p. 181

 

 

쇼크 독트린
 - 재난의 위기를 이용해 공공 부문을 집어삼키고 소수 엘리트에게 부를 몰아주는 정책을 은근슬쩍 밀어붙이는       방법

 

기그 경제 (gig economy)
-  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관련 종사자와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                                -  인간을 부를 추출하고 나서 내다 버리면 그만인 천연자원처럼 취급하는 교만한 태도.  

                            

 

  우리가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해 요구되는 행동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근본적으로 탈규제 자본주의와 충돌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위리에서 벗어날 길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내내 이러한 지배 이데올로기가 우리 목을 조이고 있었다. 파멸적인 재앙을 피할 최선의 기회를 열어 줄 행동, 그리고 지구인 절대다수에게 혜택을 안겨 줄 행동이 우리 경제와 정치 과정, 대다수 주요 매체 위에 군림하는 소수 엘리트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옴짝달싹 못하고 손이 묶여 있는 것이다.  p. 339

 

  그린 뉴딜은 결코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될 수 없다. 그린 뉴딜이 진행되면,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이윤을 챙겨 온 화석연료 기업들은 손실을 보기 시작할 것이고 오랫동안 누려 온 세금 우대 혜택과 보조금 외에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추 및 채광 면허를 따낼 기회를 잃게 될 것이고, 그토록 짓고 싶어 하는 송유관과 수출 기지 건설 허가도 받을 수 없을 것이고, 확인된 화석 연료 매장분 수조 달러어치를 땅속에 그대로 묻어 두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그나마 남은 이윤마저 문제가 될 줄 알면서도 만들어 낸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이미 이와 관련해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p. 355

 

 

 

  그린 뉴딜의 골자  

 

1. 그린 뉴딜은 대량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 재생 에너지와 효율성 향상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온 곳들은 예외 없이 이 부문들이 화석연료 부문보다 훨씬 더 강력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2. 그린 뉴딜에 돈을 투입하면 더 공정한 경제가 만들어진다.

  - 화석연료에 대한 직접 보조금을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투자로 전환.

  - 군사비 지출 25퍼센트를 에너지 전환과 극단적인 날씨에 대비해 지역 사회들을 준비시키는 용도로 전환

  - 조세 피난처에 은닉해 둔 부유층의 개인자산으로 절실히 필요한 산업 전환의 재원을 충당

 

3. 그린 뉴딜은 비상사태의 힘을 이용한다.

  - 비상사태를 비상사태로 다룰 때, 우리는 인지부조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

 

4. 그린 뉴딜은 책임 회피를 허용하지 않는다.

 

5. 그린 뉴딜은 경기 후퇴의 영향에 위축되지 않는다.

 

6. 그린 뉴딜은 대중적 반발에 부딪힐 일이 없다. 

  -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동시에 노동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다.

 

7. 그린 뉴딜에는 수많은 지지자들이 있다. 

  -  그린 뉴딜은 서로 연결된 여러 부문의 대중 운동을 하나로 이끌어 낼 힘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8. 그린 뉴딜은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고 우파의 힘을 약화시킨다. 

 - 고통을 겪는 지역 사회에 일자리와 자원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사업이야말로 이데올로기 갈등을 가장 빨리 치유할 수 있는 비결이다.

 

9.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났다.

 - 빙하가 녹아내리고 빙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큼이나 확실하게 <자유시장> 이데올로기 역시 무너져 내리고 있다. 

 - 더구나 생명의 미래가 경각에 달려 있는 이때, 우리가 해내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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