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책

「마음샘」

by *소은* 2021. 7. 15.
「마음샘」 조수경 지음, 한솔수북, 2017

▨ 마음 비추어 보기 ▧

목이 마른 늑대가 샘으로 갔어.
샘은 아주 고요했어.



늑대가 물을 들이키려는데......


샘에 늑대의 얼굴이 비쳤어.
겁 많고 어수룩한 토끼의 모습이었어.
깜짝 놀란 늑대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지.

늑대는 겁을 주어 토끼를 쫓아 버리려 했어.



하지만 토끼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

'모두 나를 용감한 늑대라고 생각할 텐데
내가 토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쩌지?'



'날 우습게 보고 놀려 대지 않을까?'



'아무에게도 들키면 안 돼!'
늑대는 몸을 숨기고 해가 지기를 기다렸어.

어두워지자 늑대는 다시 샘으로 갔어.


'샘물을 다 마셔서 토끼 녀석을 없애야지.'
하지만 마시고 또 마셔도 물은 조금도 줄지 않았어.
토끼도 그대로였지.



약이 오른 늑대가 샘으로 풍덩 뛰어들었어.
"잡아먹어 버릴 테다!"
하지만 물속에서도 토끼는 잡히지 않았어.
토끼는 꼭 거울에 바친 것처럼 늑대를 따라 했지.
마치 늑대가 토끼가 되고
토끼가 늑대가 된 듯
둘은 똑같이 움직였어.



늑대는 토끼와 한껏 실랑이하다 지치고 말았어.
늑대가 가만히 있지 토끼도 가만히 있었지.
드디어 토끼를 가까이에서 불 수 있었어.
그런데 토끼가 꽤 영리해 보이는 거야.


늑대는 토끼가 점점 좋아졌어.


아침이 되었어. 늑대는 숲에서 눈을 떴어.
그때 여우가 다가왔어.
늑대는 더 이상 숨지 않았어.


늑대의 마음샘을 본 동물들도 자기 모습을 보여 주었어.
저마다 모양은 다르지만
자기만의 마음샘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강한 엄마, 목소리 큰 아빠, 능력 있는 사장님도
사실은 저마다 마음속에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품고 산다.
애써 그것을 외면하면서.
누구에게 들킬까 두려워하면서.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관조하고, 받아들이고, 아껴줄 수 있다면
사는 게 덜 팍팍할까.
그러면 타인이 지옥이 되는 상황도 덜 맞이할 수 있을까.

내 마음샘에는 어떤 존재가 있는 것일까.

반응형

'그림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라지는 가족」  (0) 2021.10.10
「검은 무엇」  (2) 2021.08.03
「두 사람」  (4) 2021.06.25
「틀리면 어떡해?」  (9) 2021.06.23
「100만 번 산 고양이」  (9) 2021.06.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