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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틀리면 어떡해?」

by *소은* 2021. 6. 23.

「틀리면 어떡해?」 김영진, 길벗어린이, 2019

 

▨ 누구나 틀릴 수 있어 ▧

 

  등학교에 입학해 학교생활을 갓 시작하는 아이들은 빠짐없이 거쳐야 하는 평가의 시간이 두려워지곤 한다.  틀리고 싶지 않고,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더 싫은 것이 솔직한 아이들의 마음이다.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 '틀리면 어떡해?(김영진 글 그림, 길벗어린이 엮음)'는 독서 골든벨에서 틀린 마지막 문제가 아쉽고, 받아쓰기 시험이 너무나 걱정인 주인공 그린이가 태권도 승품 시험을 치르면서 겪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상상력 넘치는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일상 속 생생한 이야기를 친근감 있는 대화체로 엮은 이 책은 페이지마다 그린이 곁을 지키는 동물 친구들, 끊임없이 말을 거는 분수대 아기 천사들, 품띠를 매고 날아오르는 고래와 같은 그린이의 상상이 잘 교차되어 있는 판타지 생활 동화이다. 주인공과 같은 일상을 공감할 수 있으며 아직 상상의 세계가 충만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대상으로 읽히면 좋다. 또한 그림책에서 일반 책으로 넘어가는 단계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글자 크기와 글 밥의 양을 담고 있다.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나눌 수 있는 활동과 그 교육목표는 이러하다. 첫째, 책의 내용을 파악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교사는 책의 대화를 그대로 대본으로 만들어 준비한다. 해설과 등장인물별로 역할을 나누어 연극하며 함께 읽어본다. 책 속의 그린이, 아빠, 엄마, 관장님, 분수대 아기천사들의 말풍선의 글들도 생생하게 연기하듯 읽다 보면 어느새 그린이의 일상 속에 푹 빠져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그린이와 같은 경험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시험 볼 때의 마음, 생각만큼 잘 보지 못했을 때의 경험을 나누면서 실수와 잘못의 차이점,  실패해도 괜찮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 경험 공유를 통해 아이들도 그것이 본인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용기를 얻게 된다.

 

  셋째, 편지 쓰기를 통해 짧은 글쓰기를 한다. 실제로 어딘가 있을 것만 같은 친구 그린이에게 직접 편지를 써보는 활동을 통해  다른 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나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친구에게 책을 소개하는 편지나, 그린이가 관장님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양한 형식의 편지글쓰기를 해봄으로써 디지털화된 문자가 아닌 종이에 쓰는 글로 메시지를 전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그린이는 태권도 승품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지만 시험날의 결정적인 실수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한다. 격파도 잘하고 국가대표도 하셨던 그린이의 멋진 영웅, 관장님이 시험 범위를 잘못 안 것이다. 그런 관장님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엄마의 품에서 벗어난 아이들에게 시험이라는 잣대를 들이밀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하지만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것, 그리고 실패가 끝은 아니라는 것, 작은 실수들이 모이고 실패가 쌓여서 더욱 단단해지고 견고해지는 경험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이 그림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낸 것이다. 29번 시험표를 달고 당당하게 서있는 그린이의 미소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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