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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2

「토지 10」 그러나 소설을 쓴다는 것, 지금의 상현에게는 소설을 쓴다는 것, 쓰는 행위 이상의 절실한 무엇과의 대결상태, 문학은 하나의 방패였었는지 모른다. 싸움의 방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래도 좋은가, 이래도 좋은가, 수없이 자기 자신에게 의문을 던지면서 낫질도 도끼질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내부, 자신을 둘러싼 외부와의 대결은, 그러나 언제 끝날지, 과연 끝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욕망과 갈등과 자포자기, 제약과 여건과 의무, 그 모든 것은 첩첩이 쌓인 가시덤불, 이동진의 아들이 일제하에서 어떻게 발붙일 것인가. 발붙인 곳도 없거니와 발을 붙여도 아니 된다. 그러면 어디로 가나 갈 곳이 없다. p. 55 인간이 인간에 의해 이렇게 무력해지는가, 홍이는 뼈에 사무치도록 그것을 깨달았다. 고문을 당할 .. 2022. 2. 21.
「토지 5」 ▨ 용정에서의 정착 ▧ 조준구와 일본 세력을 피해 간도로 이주한 서희 일행은 용정에 정착하게 된다. 19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월선의 작은 아버지 공노인의 도움을 받아 거상으로 성장하게 된 서희와 길상은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듯 하지만 함께 이주한 소작농들은 평생 해오던 농사일이 세상 가장 쉬운 일이었다는 걸 깨닫는 등 생활이 어렵다. 간도로의 이주 후 3년이 흐른 시점인 1910년부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토지 2부의 막이 올라갔다. 이동진의 아들 상현과, 26살 청년이 된 길상, 혼기가 꽉 찬 서희의 이성에 대한 감정, 미묘한 그들의 내면의 밀당 표현이 섬세하다. 본가에 처가 있지만 서희를 사랑하게 된 상현의 고민과, 최첨판댁의 심부름꾼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스스로 하인이라고 여기지 않는 길상의 서.. 202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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